영어 숫자는 좀 이상한 함정이에요. 어렵지는 않은데, 논리가 안 통하거든요.
한국어에서 숫자를 읽는 방식은 하나예요. 값을 그대로 읽는 것, 그게 전부죠. 302는 방 번호든 가격이든 '삼백이' 또는 '삼공이'예요. 영어는 그렇지 않아요. 그 숫자가 무엇을 가리키는지가 읽는 방식을 결정해요. 302가 방 번호면 three oh two, 가격이면 three hundred and two, 연도라면 애초에 이렇게 끊지 않아요.
그래서 추론으로는 맞힐 수 없어요. 상황별로 외우는 수밖에요. 자주 쓰는 순서로 9가지를 정리할게요.
1. 전화번호: 한 자리씩, 0은 'oh'
- 한 자리씩 읽어요. 전화번호를 하나의 큰 숫자로 읽는 일은 절대 없어요.
- 0은 'oh(오우)'예요. zero는 비밀번호나 측정값처럼 속도보다 정확성이 중요한 자리에서 써요.
- 같은 숫자가 두 번 연속이면 double, 세 번이면 triple: 7788 → double seven double eight.
- 원어민은 3~4자리씩 끊어서 숨을 둬요. 실제로는 이렇게 들려요: *five five five — double two one — oh nine*.
2. 가격: 두 덩어리로, point는 안 써요
- $9.60 → ✗ nine point six zero → ✓ nine sixty
- $1.99 → ✓ one ninety-nine / a dollar ninety-nine
- $1,500 → ✓ fifteen hundred (회화에서는 one thousand five hundred보다 흔해요)
- $25.00 → ✓ twenty-five dollars (0은 읽지 않아요)
- 1달러 미만일 때만 cents: $0.75 → seventy-five cents
point는 수학의 소수점 전용이에요(3.14 → three point one four). 돈에는 절대 안 써요. 한 줄이면 끝나는 규칙인데 거의 모두가 처음엔 틀려요.
3. 연도: 두 자리씩 쪼개요
- 2026 → ✗ two zero two six → ✓ twenty twenty-six
- 1998 → ✓ nineteen ninety-eight
- 2005 → ✓ two thousand five (2000~2009년만 예외로 안 쪼개요)
- 2000 → ✓ two thousand / 1900 → ✓ nineteen hundred
4. 호수·번지·항공편: 이것도 쪼개요
- 302호 → three oh two
- 1204호 → twelve oh four
- 번지 2145 → twenty-one forty-five
- KE981편 → K-E nine eighty-one
규칙은 네 자리를 두 자리씩 나누고, 가운데 0은 oh예요.
5. 층수: 잘못 알면 다른 층으로 가는 차이
- 미국식: 들어서는 층이 first floor, 그 위가 second floor.
- 영국식(호주·홍콩·싱가포르·유럽 상당수 포함): 들어서는 층이 ground floor, 그 위가 first floor.
그래서 런던에서 "I'm on the first floor"라고 하면 상대는 한 층 올라가요. 영국식 건물에서 한국어의 '1층'은 ground floor예요. 엘리베이터 버튼도 G 또는 0이 그 층이에요.
6. 큰 숫자: '만' 단위의 벽
한국어 화자가 영어 숫자에서 가장 고치기 힘든 지점이고, 어휘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. 끊는 단위가 서로 충돌하는 것일 뿐이에요.
- 한국어는 네 자리씩: 만, 억.
- 영어는 세 자리씩: thousand, million, billion.
영어에 '만'에 해당하는 단어는 없어요. 그 자리에서 변환하는 수밖에 없어요.
- 1만 → ten thousand (✗ one ten-thousand)
- 5만 → fifty thousand (✗ five ten-thousand)
- 10만 → one hundred thousand
- 100만 → one million
- 1,000만 → ten million
- 1억 → one hundred million
- 10억 → one billion
지름길은 쉼표예요. 쉼표가 바로 영어가 끊는 자리거든요: 1,500,000. 오른쪽에서 첫 번째 쉼표가 thousand, 두 번째가 million, 세 번째가 billion. 자릿수를 세지 말고 쉼표를 읽으세요.
7. 시각: 두 가지 다 맞아요
- 7:45 → seven forty-five 또는 quarter to eight
- 6:30 → six thirty 또는 half past six
- 9:15 → nine fifteen 또는 quarter past nine
- 10:05 → ten oh five (여기도 oh)
일상 회화에서는 seven forty-five처럼 그냥 읽는 쪽이 가장 흔하고 틀릴 일이 없어요. quarter to / past는 알아들을 수만 있으면 충분해요.
8. 날짜: 미국과 영국의 순서가 반대예요
- 미국식: May 5 → May fifth라고 읽어요
- 영국식: 5 May → the fifth of May라고 읽어요
- 날짜는 항상 서수예요. May five가 아니라 May fifth.
- 03/04/2026은 미국에서 3월 4일, 영국에서 4월 3일이에요. 헷갈릴 자리에서는 월을 철자로 쓰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에요.
9. 소수·퍼센트·분수
- 3.14 → three point one four (소수점 아래는 한 자리씩. fourteen이 아니에요)
- 0.5 → point five 또는 zero point five
- 25% → twenty-five percent
- 2/3 → two thirds / 1/2 → a half / 3/4 → three quarters
덤: thirteen과 thirty 구분하기
숫자 이야기 전체에서 잘못 들으면 실제로 사고가 나는 유일한 지점이에요. 13과 30, 14와 40, 15와 50은 대화 속도에서 쉽게 섞여요.
차이는 모음이 아니라 강세 위치예요.
- -teen은 뒤에 강세: thir-TEEN, four-TEEN, fif-TEEN
- -ty는 앞에 강세: THIR-ty, FOUR-ty, FIF-ty
내가 말할 때 강세를 제자리에 두면 잘못 들리지 않아요. 그리고 내가 못 알아들었을 때 쓰는 만능 확인 문장이 있어요.
Sorry — one-five, or five-oh? (15예요, 50이에요?)
계산대에서도 전화에서도 식당에서도 쓸 수 있고, 원어민끼리도 이렇게 확인해요. 되묻는 건 영어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에요.
어떻게 연습할까
숫자에는 특유의 실패 방식이 있어요. 읽으면 완전히 이해되는데, 입을 열면 완전히 안 나와요. 이해가 아니라 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. 계산대 앞에서 '만'을 환산할 2초는 아무도 안 줘요.
그러니 소리 내서, 그리고 내 숫자로 연습하세요. 내 전화번호, 내 방 번호, 내 생년월일, 곧 물어볼 금액. 각각 세 번씩, 막히지 않고 나올 때까지요.
MirrorSay는 그걸 한 동작으로 만들어요. 내 문장을 말하고("1204호예요", "5만 원쯤 해요") → 원어민 버전이 나오고 읽어 주고 → 쉐도잉하면 → 내 리듬과 원어민 리듬을 단어 단위로 비교해 줘요. 강세가 thir-TEEN에 떨어졌는지 THIR-ty에 떨어졌는지를 추측이 아니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.
관련해서, 영어가 안 들리는 진짜 이유는 같은 문제의 나머지 절반——빠른 속도에서 숫자가 '안 들리는' 이유를 다뤄요.
*MirrorSay는 무료 영어 스피킹 연습 앱이에요. 한 문장 말하면 원어민이라면 어떻게 말하는지 비춰 주고, 그대로 따라 말할 수 있어요. 가입 불필요, 음성은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.*
